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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의 산책/독서일기

9. 밤의 사색(헤르만 헤세)

by lucky-yu 2020. 5. 21.

 

삶의 잔혹함과 죽음을 회피할 수 없음을 불평하지 말고, 그런 절망을 몸으로 느끼며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의 추함과 무의미함을 마음속에 받아들일 수 있어야 비로소 그런 거친 무의미함에 맞설 수 있으며 의미를 찾으려 애써 노력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것 이외의 모든 것은 동물이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한다.(_112)

그대, 혼자 멀리 떨어져 있는 슬픈 그대여, 이따금 좋은 글귀와 시를 읽고, 아름다운 음악과 멋진 풍경과 살면서 겪었던 순수하고 좋았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라! 그대가 진심으로 그렇게 한다면 기적이 일어나 현재가 더 즐거워지고 미래가 든든해 보이며 인생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리라!(_117)

세상이여, 안녕

세상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진다

우리는 한때 세상을 몹시 사랑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죽음이 그다지 두렵지 않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마라

세상은 여전히 다채롭고 원시적이다

태초의 마법이 여전히 머물며

세상을 그려낸다

 

고마운 마음으로 우리는 떠나야 한다

이 땅의 한바탕 유희에서 세상은 우리에게 기쁨과 고통을 주었고

세상은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

 

세상이여, 안녕

예쁘게 꾸며 다시 윤기 흐르는 젊음이 되거라

우리는 그대가 주는 행복과 고난을 넉넉히 누렸노라/(_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