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으로의 산책

평정심에 대하여

by lucky-yu 2018. 10. 1.

평정심(平靜心)은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동요되지 않고 항상 평안한 감정을 유지하는 마음을 말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아이에 관해서 평정심 유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가 아프면 사무실에 있는 엄마는 죄책감에 휩싸여 정신을 못차린다. 아무렇지도 않은척 사무실에 앉아있기엔 나는 너무 프로답지 못하다.

아이가 아파서 같은 건물에 있던 아이아빠가 병원에 데리고 갔다. 잘못된 양치질로 잇몸이 다 헐었단다. 그래서 며칠동안 밥도 제대로 못먹고 아프다며 손을 오른쪽 볼에 갖다대었구나.  나는 그냥 아이가 밥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그런줄 알았다. 아이아빠에게 전화를 받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사무실에서 눈물이 날 뻔했다. 맙소사.

내가 이 작고 힘없는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임플란트를 한 나의 경험, 그리고 치아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나의 후회는 아이를 충치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편집증으로 나타난 것일까. 정말 그 순간만큼은 너무 괴로웠다.

그리고 동지 워킹맘에게 묻는다. 너는 **이 양치 어떻게 해줘? 우리 **는 양치질 때문에 잇몸이 다 드러났대.. 정말 울고싶어.. 동지 워킹맘은 언니가 양치질을 잘못된 방법으로 해왔다면 진작에 ** 잇몸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가 아픈 것은 얼마전에 바꾼 칫솔 때문일 것이니 너무 죄책감 갖지 말라고. 순간 드는 생각은, 휴 다행이다. 나 때문이 아니여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은 것조차 죄책감이 든다.

인내심 많은 딸내미는 어제도 엄마가 눕혀놓고 그 아픈 칫솔로 양치질을 할때 아프다면서 꾹꾹 참았다. 그걸 생각하니 또 한 번 마음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