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를 온전히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리는 호모과 호모속 사피엔스종이다. 우리는 동물이다. 동물이 강한 자에게 강하던가. 다만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화를 하고 교육을 받아 강약 약강의 정의로움을 학습하고 실천하여 노력할 뿐이다.
교육과 학습이 인간다움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나는, 개인 아Q는 그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배우지 않아 강약 약강이 정의롭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루쉰은 아Q를 중국 자체로 상정하고 그를 통해 중국인들의 비겁함, 나약함, 노예근성을 꼬집었다고 한다. 그리고 반쪽짜리 혁명이 되어버린 신해혁명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솔직히 읽는 중간에 '뭔가 어색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데 다 이런 함의를 내포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해가 되었다.
"자식 놈에게 맞은 셈이군. 정말이지 말세라니까....." 그러고는 자기가 이기기라도 한 것처럼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다.(_21)
세 번째 갇혔지만 아Q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살다 보면 감옥 갇힐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또 때로는 동그라미를 그려야 할 때도 있었는데, 제대로 그리지 못한 것이 아무래도 자기 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은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그라미는 애들이나 그리는 거지, 하고는 곧 잠 들었다.(_93)